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되면 비트코인은 안전할까?

반응형

 

 1. 양자컴퓨터란 무엇인가?

먼저, 왜 양자컴퓨터가 무섭다고 하는지 이해하려면 “양자컴퓨터가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한다.

 기존 컴퓨터(고전컴퓨터)의 한계

우리가 쓰는 모든 컴퓨터 — 노트북, 스마트폰, 서버 — 는 0 또는 1로 이루어진 “비트(Bit)”를 사용한다.

즉,

   0이면 0, 1이면 1  둘 중 하나의 값만 가질 수 있다.

그래서 어떤 문제를 계산할 때도
“가능한 조합을 하나하나 전부 확인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아서
아무리 컴퓨터가 빨라도 엄청 오래 걸리는 문제들이 존재한다.

특히 암호를 풀려면 경우의 수가 지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100억 년이 걸린다” 같은 계산이 자주 나온다.


2. 양자컴퓨터의 핵심: 큐비트(Qubit)

양자컴퓨터는 여기에 양자역학적 현상을 사용한다. 이때 사용하는 단위가 큐비트(quantum bit) 이다.

큐비트는 매우 특이한 성질을 가진다

(1) 중첩(superposition)

큐비트는 0인 동시에 1일 수 있다.
예:

  • 고전 비트: “0이거나 1 중 하나”
  • 큐비트: “0이면서 동시에 1”

즉, 한 큐비트가 여러 계산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큐비트가 많아지면
가능한 상태 수는 2ⁿ 개로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예:

  • 50큐비트 = 약 1경(10¹⁶)개의 상태
  • 256큐비트 = 우주의 원자 수보다 많은 상태
    따라서 “병렬 계산 능력”이 상상을 초월한다.

 (2) 얽힘(entanglement)

두 큐비트가 서로 얽히면 하나의 상태가 바뀌면 다른 하나가 즉시 영향을 받는다.
심지어 멀리 떨어져 있어도 동일하게 작동한다.

이 덕분에 양자 알고리즘은 고전 컴퓨터로는 불가능한 계산 효율을 낼 수 있다.


 3. 양자컴퓨터가 왜 암호를 무너뜨릴 수 있는가?

블록체인(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의 핵심 보안 기술은 타원곡선 암호(ECC)SHA-256 같은 암호학 알고리즘이다.

그런데 양자컴퓨터는 특정 알고리즘을 사용할 때 이 암호들을 아주 빠르게 해독할 수 있다.


 4. Shor(쇼어) 알고리즘 — 블록체인의 최대 위협

1994년 피터 쇼어가 만든 알고리즘으로,
이 알고리즘이 양자컴퓨터에서 실행되면 다음을 쉽게 풀 수 있다:

  • 소인수분해 → RSA 암호 깨짐
  • 이산대수 문제 → ECC(타원곡선 암호) 깨짐

ECC가 깨지면 벌어지는 일:

블록체인 지갑의 구조는 다음과 같다:

  • 개인키(private key) → 공개키(public key) → 지갑 주소(address)

현재는 공개키를 봐도 개인키를 계산하는 것이 수십억 년 이상 걸려서 불가능하다.
그런데 Shor 알고리즘을 가진 양자컴퓨터는 이것을 몇 초~몇 분 안에 계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즉,
당신의 지갑 공개키(또는 서명)만 있으면 개인키를 역산할 수 있다.

그러면 공격자는 다음을 할 수 있다.

  • 당신 지갑에서 비트코인을 마음대로 이동
  • 당신을 가장해 트랜잭션 서명
  • 오래된 지갑(공개키 노출된 지갑)을 즉시 털기
  • 대규모 공격으로 네트워크 혼란 발생

블록체인 자체가 살아남더라도,
“개인 지갑 보안”은 붕괴된다.


5. Grover(그로버) 알고리즘 — 해시 암호에 대한 위협

Grover 알고리즘은
해시 충돌을 찾는 데 제곱근 수준의 속도 향상을 준다.

예를 들어:

  • AES-128의 보안 강도 = 양자 공격 시 사실상 AES-64 수준
  • SHA-256 = 양자 공격 시 SHA-128 수준으로 약화

이 경우 완전히 깨지는 것은 아니지만
보안 수준이 절반으로 떨어진다.

하지만 블록체인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것은
Grover가 아니라 Shor이다.


 6. 그럼 양자컴퓨터는 언제쯤 이 수준에 도달할까?

현재 전 세계 양자 연구의 전망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 대체로 2030~2035년 사이
    → ‘암호해독 가능한 양자컴퓨터(Cryptographically Relevant Quantum Computer)’ 도달 가능성
  • 빠른 예측: 2030년 전후
  • 느린 예측: 2040년 이후
  • 여러 정부기관은 “10~15년 안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

즉,
“양자컴퓨터가 암호를 언제 깨느냐”보다
“우리가 얼마나 빨리 대비하느냐”가 더 중요한 상황
이다.


 7. 블록체인은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가?

(1) 양자내성 암호(PQC)로 전환

미국 NIST는 다음 알고리즘들을 공식 표준으로 채택했다:

  • CRYSTALS-Kyber (키 교환)
  • CRYSTALS-Dilithium (서명)

이 알고리즘들은 “양자 알고리즘으로도 깨기 어려운 구조”를 가진다.

블록체인이 이 알고리즘으로 전환하면 양자 공격에 훨씬 강해진다.

(2) 블록체인 자체 업그레이드

이미 일부 블록체인은 다음을 준비 중이다:

  • PQC 기반 서명 방식
  • 하이브리드 암호 구조 (기존 ECC + PQC 병행)
  • 양자 안전 지갑(Quantum-Safe Wallet)

 (3) 개인 사용자가 할 수 있는 준비

  • 공개키가 노출된 오래된 지갑 주소는 위험 → 새 지갑으로 이전
  • 가능한 경우 PQC 지갑으로 전환
  • 장기 보유 코인은 향후 PQC로 옮길 계획 세우기

 8. 결론 — 양자컴퓨터는 블록체인 암호를 무너뜨릴까?

✔ 가능성 있음 — 특히 ECC는 거의 확실히 깨질 것

양자컴퓨터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기존 블록체인의 지갑 보안은 무너질 위험이 크다.

✔ 언제?

2030~2035년이 가장 현실적인 전망.
기술이 빨리 발전하면 더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 하지만

블록체인이 완전히 멸망하는 것은 아니라
“양자내성 암호(PQC)”로 업그레이드하면 방어 가능하다.

즉,
“블록체인 시대는 끝났다”가 아니라,
**“양자 시대에 맞춰 진화해야 한다”**가 정확한 표현이다.

 

반응형